[성명]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 차라리 위원회를 해산하라

2023. 3. 21. 00:00[ 414기후정의파업 성명서 ]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 차라리 위원회를 해산하라

오늘 일군의 기후정의활동가들이 ‘이런 탄소중립녹색성장위는 필요없다’며 출입문을 봉쇄하고 연좌시위를 벌였다. 더이상 망가질 게 없어보였던 탄소중립녹색성장위(이하 탄녹위)가 너무나 황당한 행보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탄녹위는 ‘탄소중립녹색성장법’에 따른 1차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계획을 3월 25일까지 발표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런데 25일을 며칠 앞둔 22일 공청회를 공지하더니, 의견수렴을 위한 공청회임에도 불구하고 기본계획 초안조차 공개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탄녹위 자체도 문제지만 국가기관이 가장 기본적인 절차조차 지키지 않은 채, 이렇듯 졸속으로 중요한 국가전략과 기본계획을 결정하려고 한다는 사실이 놀랍고 황당할 따름이다. 

오로지 산업계의 이해에만 헌신하는 탄녹위

그럼 정말 탄녹위는 기본계획 발표 전까지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을까? 그렇지 않다. 시민사회를 비롯한 각계각층과의 의사소통, 의견수렴은 철저히 외면했지만 산업계와는 지난 2월 16일 간담회를 진행하는 등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 탄녹위는 이미 지난 문재인 정부때 탄소중립을 경제 성장의 계기로 삼고, 산업계 부담을 최소화하겠다는 방향을 잡았다. 윤석열 정부는 이를 더 노골화하고 있다. 2030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가 산업계에게 부담이 되고 있다며 산업부문 감축목표를 더 낮추겠다는 방향을 밝힌 것이다. 

하지만 온실가스 배출, 에너지 소비 등 모든 측면에서 산업계의 비중이 압도적이라는 것을 고려한다면, 이는 기후위기 대응을 포기하겠다는 선언과도 같다. 이들의 에너지 소비를 줄일 생각은 없으니 정부가 내놓은 방안이 핵발전 확대 정책이다. 재생에너지를 확대하려면, 에너지로 돈벌이가 가능해야 한다며 에너지 시장화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 며칠 사이에 연달아 발표되고 있는 설악산 케이블카, 제주2공항, 가덕도 신공항 조기 개항 등 온갖 대형 개발사업들은 또 어떤가. 건물과 수송 분야에서 온실가스를 대폭 감축하겠다는 탄녹위의 계획도 헛소리임이 분명해지고 있다. 

정의로운 전환, 기후위기 당사자 모두 귀찮다는 탄녹위

탄소중립녹색성장기본법 15조는 탄녹위 위원구성에 있어서 각 사회계층의 대표성이 반영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오직 산업계의 이해에만 헌신하는 탄녹위가 이를 지켰을리 없다. 청년, 여성, 노동자, 농어민 등의 대표성은 고사하고 경제단체 및 기업대표와 전문가 위주로 위원들이 구성되어 있다. 아무리 기업과 자본의 이해에 따른다고 하더라도 명문화된 규정조차 무시하면서 운영되는 탄녹위에 대해서 우리는 더이상 어떤 기대도 할 수 없다. 오직 경제성장과 이윤축적에만 혈안이 된 정부의 행보를 ‘탄소중립녹색성장계획’이라는 이름으로 포장하려는 탄녹위는 차라리 해산하는게 낫다. 

4월 14일 정의로운 전환의 주체들이 세종에 모인다. 탄녹위와 환경부를 앞세우며 뒤에서 온갖 기후악당 짓을 벌이는 산업부, 국토부, 기재부 등 정부부처가 모인 세종청사에서 위력적인 ‘414 기후정의파업’을 펼칠 것이다. 복잡한 문제처럼 여겨졌던 기후위기를 정부와 자본이 나서서 명확하게 만들고 있다. 기후정의운동의 전망은 더욱 또렷해지고 있다. 이윤을 위해 모든 걸 집어삼키는 자본과 이를 비호하는 정부에 맞선 투쟁 없이, 기후정의도 없다!

2023년 3월 15일
414 기후정의파업 조직위원회